'가을침묵' 씻은 오스틴, 생일에 WC 결승포 "커브, 자신 있었다"(종합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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정규시즌 막판 부진 극복…두산 곽빈 상대 선제 투런포 날려 MVP
(서울=연합뉴스) 김인철 기자 =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. 1회말 1사 1루 LG 오스틴이 투런 홈런을 치고 동료 선수들과 환호하고 있다. 2026.10.14 [email protected]
(서울=연합뉴스) 김경윤 이대호 기자 =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은 지난 달 중순까지 정규시즌 최우수선수(MVP) 후보로 손색없는 활약을 펼쳤다.
9월 15일 기준 장타율과 타점 부문에서 1위, 홈런과 출루율 2위, 최다안타 3위, 타율 4위를 기록하며 타격 각 부문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.
LG는 9월까지 팀 타율 8위에 머무는 등 전반적으로 답답한 공격력을 보였으나 오스틴의 맹타를 앞세워 상위권 경쟁을 이어갔다.
그러나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오스틴의 방망이는 거짓말처럼 식었다.
9월 15일부터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18경기에서 홈런 2개를 추가하는 데 그쳤고, 특히 10월 9일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정규시즌 마지막 3경기에서 모두 무안타로 침묵했다.
당시 LG는 3위를 놓고 KIA 타이거즈와 피 말리는 순위 경쟁을 펼쳤기에 오스틴의 부진은 더욱 뼈아팠다.
오스틴이 힘을 내지 못하자 LG 타선도 힘을 잃었다.
LG는 마지막 3경기에서 총 7득점에 그치며 1승 2패를 기록했고, 결국 3위를 KIA에 내줬다.
여러모로 오스틴의 침묵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았다.
(서울=연합뉴스) 김인철 기자 =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. 1회말 1사 1루 LG 오스틴이 투런 홈런을 치고 동료 선수들과 환호하고 있다. 2026.10.14 [email protected]
그러나 오스틴은 가장 중요한 순간에 다시 깨어났다.
그는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(WC)에서 천금 같은 결승 홈런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.
0-0으로 맞선 1회말 1사 1루에서 두산의 에이스 곽빈을 상대로 왼쪽 담을 넘기는 선제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.
볼 카운트 2볼 2스트라이크에서 곽빈이 던진 높은 커브를 놓치지 않고 받아쳐 시원한 홈런으로 연결했다.
곽빈은 지난 6일 롯데전 이후 8일 만에 등판한 여파로 경기 초반 '영점'을 제대로 잡지 못했고, 오스틴은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.
LG 타선은 2회부터 안정을 되찾은 곽빈의 역투에 꽁꽁 묶여 7회까지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.
그러나 오스틴이 경기 초반에 날린 홈런 한 방 덕분에 리드를 지킬 수 있었다.
LG는 2-1로 앞선 8회 두 점을 추가하며 4-1로 승리했고, 오스틴의 홈런은 그대로 결승타가 됐다.
오스틴은 나머지 세 타석에서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승부를 가른 홈런 한 방으로 이날 경기의 MVP로 뽑혔다.
이날은 오스틴의 33번째 생일이라 더욱 의미 있었다.
(서울=연합뉴스) 김인철 기자 =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. 데일리 MVP로 선정된 LG 오스틴이 인사하고 있다. 2026.10.14 [email protected]
2023년 LG에 입단한 오스틴은 구단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꼽힌다.
그는 입단 후 4년 연속 정규시즌 타율 0.310 이상을 기록했고, 매 시즌 홈런 20개, 90타점 이상을 올렸다.
올 시즌엔 144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.331(4위), 41홈런(3위), 127타점(3위), 출루율 0.427(4위), 장타율 0.635(2위), 안타 180개(3위)를 기록했다.
홈런왕 타이틀은 놓쳤지만, 2020년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가 세운 LG 타자 한 시즌 최다 홈런(38개) 기록을 갈아치우며 구단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.
이날은 잠실구장에서 치르는 마지막 가을야구에서 생일을 자축하며 LG 팬들에게도 잊지 못할 멋진 선물을 안겼다.
경기 후 오스틴은 "2023년 생일에도 두산전에서 홈런을 쳤는데, 생일에 홈런 치는 건 정말 기분 좋은 일"이라며 "나이가 들면서 생일에 관해서는 생각 안 한다. 그저 흰머리가 좀 더 생긴다는 의미다"라고 말했다.
홈런 장면에 관해선 "원하는 코스로 공이 들어오면 최대한 자신 있게 배트를 휘두르려고 했는데, 상대 배터리가 스트라이크 존 테두리를 공략하더라"라며 "그 상황에서 날아온 커브는 자신 있는 공이었다. 그것을 홈런으로 연결해 만족한다"고 밝혔다.
오스틴은 이제 KIA 타이거즈와 준플레이오프에 나선다.
KIA엔 올 시즌 홈런왕 타이틀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'라이벌' 김도영이 버틴다.
오스틴은 김도영과 타격 맞대결을 묻는 말에 "정규시즌은 지난 일이고, 김도영의 홈런왕 등극을 축하한다"며 "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은 다르다.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"고 말했다.